
트럼프 미국 대통령, 노벨 평화상 수상 결국 불발… 마차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영예 안아
“8개 전쟁 멈췄다” 자찬에도 노벨위원회 외면… 백악관 “평화보다 정치 우선” 노골적 불만 표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내내 강한 열망을 드러냈던 노벨 평화상 수상이 또다시 불발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2025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베네수엘라 민주화 운동을 이끈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마차도 대표가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 정권에 맞서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적 권리 증진과 평화로운 민주주의 전환을 위해 헌신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압력이나 정치적 캠페인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노벨의 유언과 평화 증진을 위한 실제 활동에 근거해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8개 전쟁 종식’ 공적 강조하며 수상 기대했으나 좌절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부터 노벨 평화상에 강한 열망을 보여왔다. 특히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의 관계 정상화(‘아브라함 협약’) 중재 등을 자신의 핵심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며 수상 자격을 주장해왔다. 최근에도 자신이 “8개의 전쟁을 멈췄다”고 주장하며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이런 일을 해내지 못했다”고 자찬하는 등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둔 9일에는 2009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우리나라를 망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들(노벨위원회)은 상을 줬다”고 비꼬아 노벨위원회를 향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기도 했다.

노벨위원회 결정에 백악관 강력 비판
트럼프 대통령의 수상이 끝내 무산되자 백악관은 즉각 노벨위원회를 향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백악관 공보국장은 성명을 통해 “노벨위원회가 평화보다 정치를 우선시한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자의 심장을 지녔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전쟁을 끝내며 생명을 구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칭송했다.

일부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상에 실패할 경우 노벨위원회가 위치한 노르웨이에 외교적 보복이나 관세 압박 등을 가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수상 불발 소식에 “그래도 수백만 명을 구했으니 행복하다”며 “내년에는 받을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내년 수상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 노선 강화와 군축 노력 미흡 등이 노벨 평화상의 기본 정신인 ‘국제 협력’과 상충된다는 점이 이번 수상 불발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수상 불발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비판해왔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2009년 수상)과 대비되며, 그가 국제 사회의 평화 증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얻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