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굿바이, 링컨! 232년 역사 美 ‘1센트’ 동전, 생산 공식 종료
미국 서민 경제의 상징이자 우리에게 친숙한 ‘링컨 동전’, 1센트(페니, Penny)가 드디어 232년의 긴 여정을 마쳤다. 지난 11월 12일 필라델피아 조폐국에서 마지막 동전이 주조되면서, 미국 조폐국은 유통용 페니 생산을 공식 중단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페니, 그 결정적인 이유와 파장을 분석했다.

만들수록 손해 보는 ‘배보다 배가 큰’ 구조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비용 문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동전의 원자재(아연, 구리) 가격이 상승하며 액면가를 훨씬 뛰어넘는 기형적인 비용 구조가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 2024 회계연도 기준 생산 비용
- 비용 역전: 1센트 1개 제조 비용 약 3.7센트 (액면가의 4배)
- 예산 절감: 생산 중단 시 연간 약 5,600만 달러(약 780억 원) 절감
10원짜리를 만드는 데 40원이 드는 셈이다. 조폐국 입장에서는 찍어낼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시민들은 거스름돈으로 받은 페니를 사용하지 않고 저금통에 넣거나 버리는 경우가 많아, 화폐로서의 순환 기능도 사실상 마비된 상태였다.

232년의 역사와 글로벌 ‘동전 퇴출’ 트렌드
페니는 단순한 동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793년 미국 조폐국 설립 직후 처음 등장해 건국 초기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역사와 함께했다. 초기에는 ‘자유의 여신’ 등이 새겨졌으나, 링컨 탄생 100주년이던 1909년부터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초상화가 도입되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세계적인 ‘현금 없는 사회’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비효율적인 소액 동전을 정리했다.
- 캐나다: 2013년 1센트 생산 중단, 현금 결제 시 반올림(캐시 라운딩) 시행
- 호주·뉴질랜드: 1, 2센트 동전 조기 폐지 후 반올림 정착
- 유로존: 네덜란드, 핀란드 등 일부 국가 1, 2유로센트 발행 중단

앞으로 무엇이 달라지나? ‘스웨디시 라운딩’
생산은 종료되었지만, 이미 유통된 동전은 법정통화로서 당분간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현금 결제 환경은 급변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금 총액을 5센트 단위로 맞추는 ‘스웨디시 라운딩(Swedish Rounding)’ 방식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1, 2센트는 버리고 3, 4센트는 5센트로 올림 처리하는 방식이다. 카드나 모바일 페이는 1센트 단위까지 정확히 계산되므로, 이번 조치는 디지털 결제 전환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날로그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완전한 이행을 알리는 신호탄”